[GOOD DOCTORS] 허약한 아이들의 맥을 짚는 한의사 _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 이선행 교수

Описание: 경련이나 마비 같은 뇌신경계 질환부터 잦은 감기와 식욕부진을 겪는 허약아까지 소아청소년 질환을 두루 진료하는 이선행 교수. 잔뜩 긴장한 채로 진료실에 들어온 아이와 눈을 맞추며 작은 팔목 위에 손을 얹는다. 소중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고자 온몸을 기울여 맥을 짚는다.

0:00 인트로
0:04 교수님 소개
0:28 한방소아청소년과 분야를 선택한 계기는?
1:16 최근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인 분야는?
2:39 한방으로 치료하면 큰 효과를 보이는 소아청소년기 질환은?
3:24 소아청소년 질환 중 환자나 부모가 자주 묻는 질문은?
4:32 환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5:16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은?
5:32 아웃트로

Q : 한방소아과 분야를 선택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수련의 시절 한방소아과 장규태 교수님의 외래를 참관하면서 학부 때 배우지 못했던 진료에 관한 여러 가지 마음가짐과 술기를 엿볼 수 있었어요. 아이들의 말이 정확하지 않아도 정성스럽게 들어주고, 여러 번 다시 확인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호자와의 상담만을 중요시했던 기존의 생각을 많이 반성하게 됐어요. 여러 가지 배울 수 있는 것이 많겠다는 생각에 한방소아과를 택했고, 대학원에 진학한 이후에도 지금은 퇴직하신 김덕곤 교수님과 이진용 교수님께 소아를 보는 관점과 여러 가지 소아 한의 치료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Q : 최근 소아 뇌전증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라고요?
A : 뇌전증은 뇌에서 과흥분이 일어나면서 여러 감각이나 운동 증상을 보이는 질환군인데요. 대표적인 증상이 발작 현상입니다. 항경련제 등 복합 치료가 개발되고 발전하면서, 70% 정도의 환자가 신경과에 내원해 약을 먹으면 증상 조절이 가능해지죠. 하지만 나머지 30% 정도는 두 가지 이상의 항경
련제를 복합 투여해도 발작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을 진단받게 됩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신경이 전달되는 이온 통로를 차단하거나, 신경 염증을 억제하거나, 신경 전달 물질을 조절하거나, 신경을 보호하는 등 여러 다중 병리를 복합적으로 조절해야 하는데요. 한약은 여러 가지 성분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중 표적에 작용하는 특징이 있
습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을 보이는 환자들이 한의 치료를 통해 발작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면, 뇌전증 후유증으로 알려진 인지 기능 저하나, 뇌발달 지연, 뇌손상 등의 정신과적 질환과 사회 부작용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 : 뇌전증에 관한 한의 치료법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약제가 효과가 있나요?
A : 환경련제를 복용하는 아이들 중에서 ‘곽향정기산’이라든지, ‘가미온담탕’ ‘시호가용골모려탕’ 등 을 처방하면 항경련제 복 용량을 줄이면서도 발작을 억제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 원인의 가설 중 하나로 병소의 약제 농도 감소가 보고되는 만큼, 한약을 병행하는 경우 약물 난치
성 뇌전증 발작 조절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 특별히 한방으로 치료하면 큰 효과를 보이는 소아청소년기 질환은 무엇인가요?
A : 한의학에서는 ‘허약아’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기질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아이가 잘 먹지 않고, 자주 아프고, 병이 잘 낫지 않고, 잘 크지 않는 아이들이 해당하는데요. 한 달에 보름 이상 아프거나, 본인 주먹의 하나 반 정도를 잘 먹지 못하거나, 영유아 검진에서 키나 체중의 백분위 수가 점점 떨어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허약아들은 만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에 많기 때문에 취학 전부터 한의 치료를 한다면 드라마틱한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어요.

Q : 소아청소년 질환 중 환자나 부모가 자주 묻는 질문이 있나요?
A : 요즘은 아이들 수면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게 오후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깊은 잠을 자야 성장호르몬이 잘 나온다는 이야기인데요. 물론 그때 잠들면 좋습니다만, 꼭 그 시간에 잠이 들어야 성장호르몬이 잘 나오고 잘 큰다는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잠이 든 이후부터 4~5시간 사 이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왕성해 지는데요. 오후 10시쯤 잠이 들면 새벽 2시까지 성장호르몬이 많이 나오게 되고, 12시에 잠이 들면 새벽 4시까지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는 것이죠. 잠드는 시간은 아이마다 개인 차가 크기 때문에 정확히 몇 시 이전에 자야한다는 원칙은 없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한다면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므로 잠드는 시간을 당겨야겠고요. 일어나서 잘 때까지 지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한다면, 충분히 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Q : 환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 얼마 전, 고등학생 남자아이가 발작이 잦다고 내원했습니다. 환자의 말을 들어보니 발작이 일어나기 전에 속 이 꽉 막히는 느낌이 든 다는 특이점이 있었어요. 그렇게 되면 어김없이 쓰러진다고 하더라고요. 동의보감에는 아이들이 식체가 오게 되면 기운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발작이 일어난다는 ‘식간(食癎)’에 관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러한 식간에 처방하는 게 ‘평위산(平胃散)’이라는 약제입니다. 환자는 평위산 2개월 치를 2~3번 정도 복용한 후, 재발 빈도가 많이 감소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해왔어요. 한창 자라나는 시기에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 같아 뿌듯하고 보람 있었습니다.

[Doctor’s Pick] 피로를 쉽게 느껴 금방 지치고 짜증이 잦은 ‘간계 허약아’
간계 허약아는 눈이 자주 충혈되고, 손톱이나 발톱이 쉽게 갈라지고, 경련이나 쥐가 잘 나며, 팔이나 다리를 자주 삐는 특징이 있다. 한의학에서 피로를 쉽게 느끼는 간계 허약아에 기혈을 보강하는 ‘보중익기탕’이나 ‘십전대보탕’을 주로 처방한다. 가정에서는 이들의 핵심 약재인 인삼을 달여 수시로 먹거나, 홍삼 제품을 복용하면 피로 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쉽게 피로해지고, 피로가 심할수록 숙면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낮잠은 30분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잠자리에 들기 1시간 전부터는 TV나 스마트폰, 게임, 운동 등의 자극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약력]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대한융합한의학회 이사, 대한한의학회 대의원,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부회장, 대한한방소아과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경희대학교 우수학위논문상을 수상
했으며, 저서로 『모유수유백과』 『한의임상술기집 OSCE』 『한방소아청소년의학』이 있다

전문진료분야 : 저신장증, 성조숙증, 식욕부진, 소아비만, 소아뇌신경계질환(경련, 마비), 허약아, 학생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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