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 낭만, 보홀 자그나에서 찾은 우연한 휴식 Jagna Bohol Philippines

Описание: 보홀 섬 남부 해안에 자리 잡은 자그나(Jagna)는 인구 약 3만 5천 명의 고즈넉한 항구 도시입니다. 많은 여행자에게 이 마을은 단순한 경유지로 인식되는데, 그 이유는 지방의 수도이자 주요 관문인 타그빌라란과 화산섬 카미귄으로 가는 페리의 환승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카미귄 섬에 대해서는 다음 영상에서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또한 자그나는 안다(Anda) 반도로 향하는 육로 여행의 거점이기도 합니다. 안다는 보홀에서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숨은 명소로, 카다다판 라이스 테라스(계단식 논)와 아름다운 안다 비치, 카박노우 동굴 등이 유명합니다.

카미귄으로 가기 위해 잠시 들른 자그나는 생각보다 며칠 머물고 싶은 매력을 가진 동네였습니다. 유튜브에 자세히 소개된 내용이 많지 않아 독자 여러분께 알려 드립니다. 우선 자그나는 관광지가 아니어서 물가가 매우 쌉니다. 호텔은 1,000페소 정도면 이용할 수 있으며, 카누바 해변(Can-uba Beach)에도 해변 오두막이 있어 조용히 머물기 좋습니다. 카누바 해변은 둥근 자갈이 깔린 작은 해변으로,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습니다.

부두가 있는 시내 중심가에는 비즈니스 센터와 시장이 있어 과일, 생선, 생활용품 등을 쇼핑하기 편리합니다. 비즈니스 센터 뒤쪽에 자리한 로컬 식당에서는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센터 내부에는 각종 생필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있으며, 중앙에는 실내운동장이 있어 주민들이 스포츠를 즐기곤 합니다.

동네를 조금 지나면 행정 중심가가 나옵니다. 그곳에는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성 미카엘 대천주교회(St. Michael The Archangel Parish)와 광장이 자리해 있습니다. 바로크 양식의 건축 미술과 천장의 프레스코화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죠. 건너편에는 자그나 시청(Jagna Municipal Hall)과 각종 행정기관들이 모여 있습니다.

시청에서 바다 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가면 새롭게 조성된 "자그나 베이워크(Jagna Baywalk)"가 나옵니다. 주변에는 몇 개의 카페와 식당이 자리해 맛있는 음식과 바다 경치를 함께 즐기기 좋습니다. 특히 ‘자그나 푸드 파크’는 다양한 필리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명소입니다.

해변을 따라 조금 더 가면 바다를 내려다보는 ‘자그나 락 리조트’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숙박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자그나의 역사는 15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스페인 탐험가 ‘미겔 로페스 데 레가스피’가 악천후를 피해 이 해안에 피난했으며, 그의 기함 '산 페드로호'가 자그나 만에서 수리를 받은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후 1631년 9월 29일, 예수회 사제 호세 산체스에 의해 성 미카엘 대천사를 수호성인으로 하는 본당과 마을이 공식 설립되었습니다. 이 날을 기리는 성 미카엘 축제는 매년 9월 29일 열리며, 화려한 퍼레이드와 거리 춤 등 다양한 문화 행사로 마을을 가득 채웁니다.

'자그나'라는 독특한 이름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깃들어 있습니다. 마을을 흐르던 '보호 강(Boho River)'에는 깊은 구멍이 있었고, 여기에 '티그(Tig)'라는 물고기가 무리 지어 놀 때면 마치 팬에서 기름이 지글거리는 모습과 같았습니다. 이 광경을 본 초기 주민들이 "니 하그나 나(Ni Hagna Na)", 즉 "기름이 거의 다 익었구나"라고 말하던 데서 현재의 마을 이름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자그나는 또한 보홀을 대표하는 간식인 '칼라메이(Calamay)'의 고향으로 유명합니다. 찹쌀가루, 코코넛 밀크, 설탕을 주원료로 한 이 달콤하고 쫀득한 전통 음식은 빨간 띠로 묶인 작은 코코넛 껍질에 담겨 기념품으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자그나는 보홀에서 가장 훌륭한 칼라메이를 생산하는 곳으로 명성이 자자하며, 이는 19세기 마리아노 구티에레즈 신부가 주민들에게 제조 기술을 전수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자그나는 단순한 교통 허브를 넘어 풍부한 매력을 지닌 여행지입니다. 도시 북쪽 고지대에는 폭포와 맑은 샘물 저수지가 있으며, 해안 주변에는 지방 정부가 지정한 해양 보호구역이 있습니다. 이중으로 형성된 암초는 부표로 표시되어 보호받고 있으며, 다채로운 해양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자그나는 카미귄 섬이나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안다 비치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자, 오랜 역사와 독특한 전설, 맛있는 특산물,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보홀의 소중한 보석 같은 마을입니다.

카미귄 섬과 안다 비치의 영상은 다음 기회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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