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 144 "편지를 쓰렴, 아들아"
Автор: 삶과 기록 만년필 [삼기만]
Загружено: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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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블랑 144 만년필
편지를 쓰렴, 아들아
조용한 새벽빛에 네 그림자 길어지고
어제보다 단단해진 어깨가 낯설구나
말없이 서 있는 너의 손을 잡아보니
어릴 적 그 작은 손이 마음에 울리네
말하면 더 울 것 같아
그저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다
조심스레 꺼낸 이 펜 하나
네 손안에 다시 쥐여준다
편지를 쓰렴, 아들아
밤이 길고 마음이 흔들릴 때
이 펜 끝에 네 숨을 얹어
엄마에게 조용히 보내다오
말 못 할 걱정들도
여기에 적으면 조금은 가벼워지니
아들아, 내가 늘 여기 있다
너를 기다리며
군복의 단추를 잠그던 너의 떨림이
나의 오래된 하루를 밀어내듯 깊구나
그냥 다 괜찮다고 웃던 그 얼굴도
바람 결에 흔들리는 꽃잎 같아 보여
멀리서 너를 떠밀 듯
세상은 자꾸 너를 앞세우지만
이 펜 하나만은
네 마음의 집이 되길 바란다
편지를 쓰렴, 아들아
새벽 소리가 네 잠을 깨울 때
이 펜 끝에 네 하루를 담아
엄마에게 살며시 건네다오
말 못 한 두려움도
여기에 적으면 조금은 편안해지니
아들아, 나는 늘 너의 뒤에서
조용히 기도한다
비가 오는 날이면
네가 뛰어놀던 골목이 생각나고
달빛이 고요한 밤이면
네가 처음 글을 쓰던 손길이 떠오른다
이 펜은 그때부터
늘 네 곁에 있던 엄마의 마음이란다
편지를 쓰렴, 아들아
보고 싶고 힘들어지는 날엔
이 펜 끝이 너를 안아줄 테니
그 한 줄이면 나는 충분하다
아들아, 어디에 있든지
너는 나의 기도 속을 걷고 있다
돌아오는 그날까지
엄마는 여기서 기다릴게
사랑한다… 내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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