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 멕시코 - 1999 코리아컵 (South Korea v Mexico - 1999 Korea Cup)

Описание: Jun 12, 1999 마지막 코리아컵, 안정환 등장

이 당시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코리아컵은 이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1970년 이른바 '아시아 3관왕(메르데카,킹스컵,아시안게임 우승)'을 기리며 1971년 박스컵으로 시작된 이 대회의 역사는 21세기를 코앞에 둔 1999년, 그 종말을 맞게 된다.

2002년 월드컵 개최를 3년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지난 대회 수준 혹은 그 이상의 팀들이 초청되었다. 97년 대회에서 유고슬라비아가 핵심 초청국이었다면 이 대회에서는 멕시코가 그 역할을 맡았다. 1년전 월드컵에서 숫적 열세인 한국에게 후반 맹폭을 가하며 3-1로 역전승했던 멕시코는 여세를 몰아 최초로 유럽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조별 예선을 통과하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이 당시의 멕시코는 코리아컵을 시작으로 8월초까지 코파 아메리카와 컨페더레이션스컵까지 치르는 대장정에 접어들고 있었다. 큰 대회를 앞둔 시점이라 당연히 멕시코가 동원 가능한 최정예 멤버들이 방한했다. 1년전 한국에게 2골을 터뜨렸던 간판 스타 루이스 에르난데스를 비롯해 '개구리 점프'의 주인공 블랑코, 주장 알베르토 가르시아 아스페, GK 호르헤 캄포스, DF 클라우디오 수아레스 등이 모두 포함되었다. 월드컵 한국전에서 동점골을 넣었던 노장 리카르도 펠라에스(63년생)는 대표팀에서 물러난 상태.

잠시 펠라에스에 대한 소개를 할 필요가 있는데, 98월드컵 당시 막판 예상을 깨고 엔트리에 합류된 탓에 한국 입장에서도 이 선수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후일 추적을 통해 알게된 것이지만 펠라에스는 26세 때인 1989년에서야 A팀에 처음 선발되었는데, 데뷔전이 미국 LA에서 벌어진 말보로컵 한국전(89년 8월 10일. 당시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한국은 미국 전지훈련중). 당대 멕시코에서 보기 드문 186cm의 장신 스트라이커였던 그는 한국전에서 무려 4골을 터뜨리며 4-2 승리를 이끌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 선수가 통산 A매치 43경기에서 16골을 넣었는데, 한국과의 2경기에서만 5골을 넣은 것...ㄷㄷ 최종 엔트리에는 펠라에스와 비슷한 연배와 체형이었지만 커리어가 훨씬 앞선 카를로스 에르모시요(64년생,188cm,90경기 35골)가 뽑힐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그를 제치고 펠라에스가 라푸엔테 감독의 선택을 받은 것에는 이런 이유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펠라에스는 그렇다 치고, 한국은 이 경기를 통해 2000년대를 이끌어 갈 최소 두 명의 확실한 자원을 얻게 된다. 스트라이커 안정환과 풀백 이영표. 안정환은 이미 97년 차범근 감독 시절에 데뷔전은 치렀지만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제외되며 빛을 보지 못하다, 98월드컵 직후 불어닥친 K리그 살리기 열풍 속에서 이동국-고종수와 함께 '3대 천왕'으로 통하며 일약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게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결핵으로 한때 좌절했던 이운재도 재기에 성공해 오랜만에 A매치에 선발 출장한다. 이영표는 전반 최성용을 대신해 들어갔다. 이외에 당시 K리그에서 주가를 높이던 전북의 박성배와 올림픽팀 주장 김도균도 A매치 데뷔전을 치른다.

한국이 축구 강국 중 이 당시까지 국제 무대에서 가장 많이 만났던 것이 멕시코였는데, 이들의 대표팀이 방한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선발 라인업

한국 (3-4-3):
21-이운재;
4-강철, 20-홍명보, 7-김태영;
13-박진섭, 5-최윤열, 10-노정윤, 2-최성용;
12-박성배, 18-황선홍, 19-안정환.
감독 - 허정무

멕시코 (3-4-3):
22-아돌포 리오스;
3-호엘 산체스, 2-클라우디오 수아레스, 14-이사악 테라사스;
13-파벨 파르도, 21-세르히오 알마게르, 5-헤라르도 토라도, 6-라울 라라;
8-알베르토 가르시아 아스페, 15-루이스 에르난데스, 10-쿠아테모크 블랑코.
감독 - 마누엘 라푸엔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