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에서 쓰는 편지 / 양광모

Описание: #시낭송 #좋은시 #양광모


아우야
나는 너무 긴 세월을
허둥거리며 살았구나

지리산 기슭에 누워
벚꽃 매화 이불 덮고
섬진강 모래톱에 앉아
무너져도 슬픔 없을 성을 쌓다
저녁 무렵 남해로 걸어들어가는 해를 보며
한 수 잘 배웠네, 술잔 기울이련다

평사리 들녘이
금빛에서 은빛으로 바뀌는 날
지난 봄 갓 딴 찻잎을 끓여 마시며
하동포구 눈 샇이는 소리에 흠벅 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