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밖의 역사] 생텍쥐페리와 '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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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왕자는 누구일까요?
아마도 전 세계 250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는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어린 왕자는
저자 생텍쥐페리의 사후에서야
그의 본국인 프랑스에서 출판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생텍쥐페리의 삶과
그의 대표작 어린 왕자에 대해
오늘 ‘책 밖의 역사’에서 전해드립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1944년 7월 31일.
생텍쥐페리는 마지막 정찰 임무를 띠고
코르시카 기지를 이륙했습니다.

이 때 마흔 넷이었던 생텍쥐페리는
예전의 비행에서 당한 사고로
큰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또한 조종사 연령제한 기준보다
9살이나 나이가 더 많았죠.

생텍쥐페리는 평화주의자였지만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마지막 임무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1900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19세에 공군에 입대해
조종사 훈련을 받게 되고,
그 뒤에는 항공사에 취업해서
우편 비행을 담당했습니다.

비행은 그에게 모험의 연속이자
사색과 명상의 통로이기도 했는데요,
비행 중의 경험은 그의 작품의 뿌리가 됐습니다.

그가 집필한 ‘야간 비행’과 ‘인간의 대지’ 등은
프랑스 유수의 문학상도 수상하게 되죠.

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생텍쥐페리는 조종사로 참전하지만
프랑스가 나치 독일에 점령되자 미국으로 망명합니다.

그는 미국으로 가서
모든 정치적 파벌의 프랑스인들을
한 데 묶기 위해 노력했고
미국의 제 2차 세계대전 참가를 촉구하기도 했죠.

1942년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를 저술하기 시작했고
책에 들어갈 삽화를 직접 그렸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봄,
어린 왕자는 미국에서
영어와 불어로 출판되는데요,
정작 그의 본국인 프랑스에서는
그의 책이 모두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출판되지 못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미국에서 어린 왕자가 출판된 지 얼마 되지 않
아
미국을 떠나 다시 전쟁에 참전합니다.

그는 동족이 전쟁으로 죽어가는 것을
미국에서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정찰 임무 중 실종되고 말았습니다.

어린 왕자는 그의 사후에
프랑스가 나치 독일로부터 해방된 후에야
프랑스에서 출판될 수 있었습니다.

어린 왕자는
전쟁에 지친 인류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해주었고
오늘날까지 전 세계 25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전하연 작가 [email protected]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