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하다 닮는다? 트럼프의 '중국몽', 시진핑의 '미국몽' [뉴스in뉴스] / KBS 2025.12.24.

Описание: 서로 미워하다보면 닮아간다는 말이 있죠. 세계의 패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그렇습니다. 트럼프의 미국은 중국을 닮아가고, 시진핑의 중국은 미국을 따라가고 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안녕하세요~ 자유국가에서 가장 핵심이 언론의 자유로 꼽히는데요. 지금 미국, 트럼프 관련 방송 취소로 상당히 시끄럽죠?

[기자]

우리로 치면 MBC인 지상파 CBS라고 있습니다.

60미닛이라고 추적 60분 같은 간판 시사프로그램인데요.

트럼프의 이민자 추방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는데 이게 방송 3시간 전에 갑자기 취소됐습니다.

해당 보도는 트럼프가 이민자들을 추방한 엘살바도르의 테러범수용센터 학대를 다룬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CBS는 추가 취재가 필요해서 급히 방송을 취소시켰다고 했지만, 제작진은 정치적 판단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CBS의 모회사인 파라마운트가 현재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에 나선 상탠데 트럼프의 심기를 거슬러서는 인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검열이다 라는 겁니다.

[앵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보도 뿐 아니라 코미디에도 검열이 잇따랐었는데요?

[기자]

지미 키멀이라는 코미디언이 하는 시사 풍자 쇼가 폐지된 게 대표적입니다.

[지미 키멀/코미디언 : "트럼프는 제 방송을 없애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하지만 오히려 수백만 명이 방송을 보게 만들었죠. 엄청난 역풍이 분 겁니다. 트럼프가 이제 제 방송을 못 보게 하려면 엡스타인 파일을 풀어야 할 겁니다."]

지미 키멀 쇼는 트럼프의 심기를 거스르는 말을 했다가 우리로 치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FCC 위원장이 프로그램 폐지를 언급했습니다.

그러자 주관사인 디즈니에서 쇼를 폐지하겠다고 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었는데요.

그나마 CBS나 디즈니는 민간 미디어 회사여서 이 정도였고요,

공영방송은 PBS와 미국의 소리, 자유아시아 방송 등 미국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방송사들은 1300명 넘게 해고됐고, 지금도 구조조정이 진행 중입니다.

[앵커]

첫번째가 언론이었다면, 그 다음은 학교가 길들이기 대상이 됐죠?

[기자]

올 초 하버드대학과 트럼프 대통령 간 기싸움 기억나실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우리가 원하는 건 단순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학생입니다. 외국인 학생들은 원하죠. 하버드는 약 31% 정도인데, 그건 너무 많죠. 하버드는 태도가 별로 좋지 않아요."]

트럼프의 반이민, 반이슬람 정책 등에 동의하지 않는 하버드에 대해 트럼프는 연방자금을 끊어버렸죠.

하버드에 입학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비자를 내주지 않겠다는 강수까지 썼습니다.

[앵커]

트럼프가 내세우는 가장 큰 업적, 관세인데요, 전세계가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게 만들었어요?

[기자]

미국은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과 미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협정을 타결한 상탭니다.

관세를 무기화해 이른바 트럼프 라운드가 시작됐다는 선언까지 나왔는데요.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불공정한 무역 행태 이런 것들은 미국이 그동안 중국을 공격하면서 사용한 영역들입니다.

여기에 더해 덴마크 땅인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며 특사를 임명했고요,

세계 최대 원유 국가인 남미 베네수엘라 앞바다에서 유조선을 나포한 뒤 원유는 미국이 가져가겠다고 해 제국주의라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는 시진핑, 김정은, 푸틴 같은 전체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이 대단하다, 똑똑하다라고 여러 차례 칭찬해왔는데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023년 : "이들은 최상급 인재들입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죠. 시진핑 주석은 탁월한 분입니다. 김정은은 얼마나 똑똑한지, 최상급이죠. 정말로 똑똑하다고요."]

자신이 좋아하는 그들의 통치 스타일을 따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윱니다.

[앵커]

이번엔 중국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중국이 미국을 닮아가고 있다는 건 어떤 얘기일까요?

[기자]

시진핑의 미국몽은 트럼프의 중국몽과는 다소 결이 다릅니다.

미국의 체제를 닮아간다기 보다는 미국의 위치와 힘을 닮아간다는 건데요.

지난 9월 중국 전승절 80주년에 북한, 중국, 러시아 3자 구도를 보면 중국이 새로운 질서 구축에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트럼프의 미국이 동맹을 홀대하면서 생겨난 균열을 중국이 메우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관세와 국방비 논쟁으로 멀어진 틈을 타 중국과 유럽은 경제적 동맹 관계를 전략적으로 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세계가 트럼프의 귀환으로 휘청이는 사이, 중국은 트럼프를 잘 다루고 있다는 평가가 높아요?

[기자]

트럼프 1기 당시 미중 무역갈등과 화웨이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중국은 확실히 트럼프 사용법을 체득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스티브 창/영국 SOAS 중국 연구소장 : "중국은 트럼프를 아주 잘 다룬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겁니다. 트럼프가 공격했을 때 중국은 입장을 고수하며 효과적으로 도널드 트럼프를 물러서게 만들었거든요."]

트럼프는 중국에 관세폭탄을 여러 번 경고했지만 매번 유예됐고, 여전히 협상은 진행 중입니다.

현재 중국은 전례없이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타이완과 일본에 대응한 군사적 긴장도 한층 높아진 상탭니다.

예전 같았다면 중일 간 군사적 긴장에 대해 미국이 동맹인 일본 편을 들어줬을 텐데, 트럼프는 계속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잖아요.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거울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영상편집:김은주 이재연/자료조사:주은서 강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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