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가스 누출된 공중화장실…환경부 지침 어겨 |

Описание: [앵커멘트]

최근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의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던 고등학생이 유해가스에 질식해 의식을 잃는 사고가 났는데요,

KBS 취재결과 화장실에서 나오는 유해가스를 정화하기 위한 장치를 환경부 지침대로 운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관리업체와 지자체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보도에 강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중 화장실에서 쓰러진 학생을 화장실 밖으로 끌어냅니다. 지난달(7월) 29일 광안리해수욕장 회센터 지하 화장실에서 난 사고로 학생은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학생이 쓰러진 화장실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황화수소가 다량 검출됐습니다.

오수 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의 정화 작업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관계자[녹취]
"추정하건대 오수처리시설 내에 시설의 배기시설, 배기 효율이 좀 낮지 않았나. 문제 있지 않았는가."

사고가 난 화장실의 지하에 설치된 오수 처리시설에서 나오는 유해가스를 제거하기 위해선 배기 시설인 '공기 공급장치'를 작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취재결과, 사고 당시 공기 공급장치는 하루 한 시간만 작동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환경부 지침대로라면 공기 공급장치는 상시 운영하고, 특히 유해가스 누출 가능성이 높은 여름철에는 자주 작동해야 합니다.

환경부 관계자 [녹취]
"(공기를 주입하는 시간이) 24시간 동작하면서 하루에 한 시간에 20분 이상 쉬지 않고 가동이 돼야 하는데 23시간을 세워놓고. 하루에 한 시간만 돌린 것. 굉장히 큰 문제죠."

건물 관리 업체과 자치단체는 모두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수영구청 관계자 [녹취]
"오수 처리시설이니까 자기들이(회센터) 운영 주체니까 거기서 관리합니다. (지자체에서 다른 관리나 점검은 전혀 안 하고 있는 건가요? 공기주입이라든지…) (점검은) 환경부 훈령에 의해서 일일처리 300톤 이상만 점검하도록 돼 있어서...(안 합니다)"

문제는 오수처리 시설의 정화 방식을 규정한 환경부 지침도 법으로 강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해마다 두 차례 하수처리시설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배기시설의 작동 기준을 교육하고 상시 점검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구청 공무원과 건물 관리자 등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