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라) 대지적 여성성, 혹은 존재적 성찰,
Автор: 시문학tv
Загружено: 202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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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에서 / 허만하
바다에 이르러
강은 이름을 잃어버린다
강과 바다 사이에서
흐름은 잠시 머뭇거린다.
그때 강은 슬프게도 아름다운
연한 초록빛 물이 된다.
물결 틈으로
잠시 모습을 비쳤다 사라지는
섭섭함 같은 빛깔.
적멸의 아름다움.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커다란 긍정 사이에서
서걱이는 갈숲에 떨어지는
가을 햇살처럼
강의 최후는
부드럽고 해맑고 침착하다.
두려워 말라, 흐름이여
너는 어머니 품에 돌아가리니
일곱 가지 슬픔의 어머니.
죽음을 매개로 한 조용한 轉身.
강은 바다의 일부가 되어
비로소 자기를 환성한다.
― 허만하, 「낙동강 하구에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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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出 / 김혜순
새들은 잠 깨어 어두운 나뭇가지에 앉아 있었다
그 중 한 마리가 비명을 내지르자
밤의 샅이 찢어지고 비릿한 피가 새어나왔다
여자의 몸이 활처럼 휘고
뜨겁게 젖은 뿌우연 살덩이가
여자의 숲 아래로 고개를 내밀었다
파도의 검푸른 옷자락이 여자를 덮어주었다
여자는 지금 마악 낳은 아기를 배 위로 끌어올렸다
땀 젖은 저고리를 열고 물컹한 달을
넣은 다음 고름을 묶고 젖을 물렸다
기슭 아래 밤의 나무들이 그제야
푸르르 참았던 한숨을 내쉬었다.
― 김혜순, 「月出」 후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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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큰 여자 / 문정희
저 넓은 보리밭을 갈아엎어
해마다 튼튼한 보리를 기르고
산돼지 같은 남자와 시름하듯 사랑을 하여
알토란 아이를 낳아 젖을 물리는
탐스런 여자의 허리 속에 살아 있는 불
저울과 줄자의 눈금이 잴 수 있을까
참기름 비벼 맘껏 입 벌려 상추쌈을 먹는
야성의 핏줄 선명한
뱃가죽 속의 고향 노래를
젖가슴에 뽀얗게 솟아나는 젖샘을
어느 눈금으로 잴 수 있을까
몸은 원래 그 자체의 음악을 가지고 있지
식사 때마다 밥알을 세고 양상추의 무게를 달고
그리고 규격 줄자 앞에 한 줄로 줄을 서는
도시 여자들의 몸에는 없는
비옥한 밭이랑의
왕성한 산욕(産慾)과 사랑의 노래가
몸을 자신을 태우고 다니는 말로 전락시킨
상인의 술책 속에
짧은 수명의 유행 상품이 된 시대의 미인들이
둔부의 규격과 매끄러운 다리를 채찍질하며
뜻없이 시들어가는 이 거리에
나는 한 마리 산돼지를 방목하고 싶다
몸이 큰 천연 밀림이 되고 싶다.
―문정희, 「몸이 큰 여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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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기구, 소설 문학, 시집, 홍어, 잣, 쌀,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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