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라이브콘서트 '박경리 특집' - 김미 낭송가 / 2025년 5월 18일(일) 시낭송 라이브콘서트 '공감'
Автор: 꿈달TV
Загружено: 202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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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다림 / 박경리
이제는 누가 와야 한다
산은 무너져 가고
강은 막혀 썩고 있다
누가 와서
산을 제자리에 놔두고
강물도 걸러내고 터주어야 한다
물에는 물고기 살게 하고
하늘에 새들 날게 하고
들판에 짐승 뛰놀게 하고
초목과 나비와 뭇 벌레
모두 어우러져 열매 맺게 하고
우리들 머리털이 빠지기 전에
우리들 손톱 발톱 빠지기 전에
뼈가 무르고 살이 썩기 전에
정다운 것들
수천 년 함께 살아온 것
다 떠나기 전에
누가 와야 한다
2. 삶 / 박경리
대개
소쩍새는 밤에 울고
뻐꾸기는 낮에 우는 것 같다
풀 뽑는 언덕에
노오란 고들빼기꽃
파고드는 벌 한 마리
애닯게 우는 소쩍새야
한가롭게 우는 뻐꾸기
모두 한 목숨인 것을
미친 듯 꿀 찾는 벌아
간지럽다는 고들빼기꽃
모두 한 목숨인 것을
달 지고 해 뜨고
비 오고 바람 불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곳
허허롭지만 따뜻하구나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3. 넋 / 박경리
장마 그친 뒤
또랑의 물 흐르는 소리 가늘어지고
달은 소나무 사이에 걸려 있는데
어쩌자고 풀벌레는 저리 울어 쌓는가
저승으로 간 넋들을 불러내노라
쉬지 않고 구슬피 울어 쌓는가
그도 생명을 받았으니 우는 것일 게
짝을 부르노라 울고
새끼들 안부 묻노라 울고
병들어서 괴로워하며 울고
배가 고파서 울고
죽음의 예감, 못다한 한 때문에 울고
다 넋이 있어서 우는 것일 게다
울고 있기에 넋이 있는 것일 게다
사람아 사람아
제일 큰 은총 받고도
가장 죄가 많은 사람아
오늘도 어느 골짜기에서
떼죽음 당하는 생명들의 아우성
들려오는 듯……
먹을 만큼 먹으면 되는 것을
비축을 좀 한들, 그것쯤이야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지혜로 치자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는 탐욕하여
가엾은 넋들은 지상에 넘쳐흐르고
넋들의 통곡이 구천을 메우나니
4. 일 잘하는 사내 / 박경리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은가
젊은 눈망울들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일 잘하는 사내를 만나
깊고 깊은 산골에서
농사짓고 살고 싶다.
내 대답
돌아가는 길에
그들은 울었다고 전해 들었다.
왜 울었을까
홀로 살다 홀로 남은
팔십 노구의 외로운 처지
그것이 안쓰러워 울었을까
저마다 맺힌 한이 있어서 울었을까
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않을 거야
누구나 본질을 향한 회귀 본능
누구나 순리에 대한 그리움
그것 때문에 울었을 거야
5. 죽음 / 박경리
해야만 했던 일 끝나면
춤을 배워볼까
하얀 버선발 세우고
학이 날개 펴듯
두 발 허공에 띄우며
나도
예쁘게 춤을 출 수 있을까
주변 가지런히 챙겨 놓고
노래라도 배워봤으면
접은 부채
두 손으로 받쳐들고
나도 신명내며
노래 할 수 있을까
학과 같이 춤을 추고
소쩍새같이,
아니 아니 그냥
신명 내어 노래 부르다
죽었으면 참 좋겠다.
6.바람 / 박경리
흐르다 멈춘 뭉게구름
올려다보는 어느 강가의 갈대밭
작은 배 한 척 매어 있고
명상하는 백로
그림같이 오로지 고요하다
어디서일까 그것은 어디서일까
홀연히 불어오는 바람
낱낱이 몸짓하기 시작한다
차디찬 바람 보이지 않는 바람
정수리에서 발끝까지
뚫고 지나가는 찬바람은
존재함을 일깨워 주고
존재의 고적함을 통고한다
아아
어느 시원에서 불어오는 바람일까
Повторяем попытк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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