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 꿈

Описание: 무너지는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 꿈

정부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 꿈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특히 오는 7월부터 시행될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에게 직격탄이 돼,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가 얼어붙고 있다.
대부분의 주택 구입자들이 자동차 할부처럼 외상으로 집을 구입한 후 평생을 갚아나가는 현실 속에서, 이번 스트레스 DSR 규제 강화는 무주택자들에게 '멘붕' 그 자체다.
연 소득 1억원의 사람이 3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을 경우, 3단계 적용 시 대출 한도가 약 3300만원(5%) 줄어든다는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 결과는 서민들의 체감하는 부담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실상 모든 가계대출에 미래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대출을 최대로 받아야만 내집 마련이 가능한 이들의 계획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물론 금융당국은 지방 주담대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 2단계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며 숨통을 틔워주고 있으나, 이는 지방 건설 경기 악화와 주담대 신규 취급액 비중 감소라는 현실을 반영한 고육지책에 불과하다.
대다수 무주택자들이 선호하는 수도권, 특히 서울 지역의 내집마련은 더욱 요원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규제가 전체적인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똘똘한 한 채'를 중심으로 한 상급지에는 여전히 매수 수요가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의 수요자들은 이미 자금 조달 능력이 충분하거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갭투자가 불가한 상황이라 대출 규제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고가의 주택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 대구 수성구, 부산 해운대 등 특정 지역의 매매는 활발할지 몰라도, 자금 조달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내집마련을 시도할 수 있는 서민 주택 시장은 거래 위축으로 얼어붙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출 한도 축소는 곧 구매력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거래 절벽을 야기해 부동산 시장 전체의 활력을 저해하게 된다.
더욱이 당분간 정부가 대출 규제를 완화하여 시장 수요를 활성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매매 활성화가 가격 변동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명분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결국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시장 간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주담대 대출 규제 강화는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을 좌절시키고, 서민 주택 시장의 거래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부동산 가격 하락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
'똘똘한 한 채'에만 수요가 몰리는 기형적인 시장 구조 속에서, 대다수 서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내집마련의 기회는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라는 근본적인 가치를 되짚어보고, 이들의 내집마련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적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대구경북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