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22 초중고 학생 28.3% "원격수업 절반도 이해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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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는 코로나 원격수업으로 가파르게 벌어지는 학습격차와 학습 결손 실태를 연속 보도해드립니다.
실제, EBS가 전국 초중고등학생과 학부모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더니, 원격수업이 남긴 학습 공백 문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서현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학기 이뤄진 원격수업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전국 초중고등학생과 학부모 1,899명에게 물었습니다.
50~70% 정도 이해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는데,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28.3%였습니다.
수업 내용 이해도가 20%에도 못 미친다는 학생 비율을 추려봤습니다.
교육당국이 분류하는 기초학력 미달군에 속할 위험이 있기 때문인데요.
초등 1~2학년이 7.5%, 초등 3~6학년은 2.9%, 중학생 5.9%, 고등학생 9.2%였습니다.
초등 저학년과 고등학생이 체감하는 상황이 특히 심각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원격수업에서의 학업 성취도는 등교 수업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큰 차이 없다는 응답은 30.6%, 원격수업이 더 나았다는 응답은 3.5%에 불과했습니다.
교육 당국이 원격수업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 바로 학력 격차죠.
학생과 학부모도 87.8%, 그러니까 9명 가운데 8명이 원격수업 때문에 학생 간 격차가 벌어졌다고 느꼈습니다.
가장 손해를 본 성적대는 중위권이라고 답한 비율이 51.8%로 가장 높았습니다.
최상위권 0.8%, 상위권은 7.9%로 수업 방식의 영향이 적었을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원격수업이 힘든 이유로는 집중이 안 된다는 응답이 42.4%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수업 자체가 부실하다는 응답보다는 수업 전후의 소통 부족을 지적한 의견이 19.2%로 조금 더 많았고, 학습 동기가 떨어진다는 답도 17.7%에 달했습니다.
원격수업이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으로는 가족이 36.3%, 학원 등 사교육이 31.5%로 가장 많았습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가족, 고등학생은 사교육 의존율이 높았는데요.
뒤집어 말하면, 가족과 사교육 도움을 못 받으면 도태되기 쉬운 구조라는 겁니다.
정부가 발표한 원격수업 보완대책에 대해선, 다행히, 긍정적 기대가 많았습니다.
등교수업 확대가 66.3%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고, 온라인 쌍방향 수업와 학습도우미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지원은 충분한 자료와 설명 제공 못지 않게, 학습 수준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 있다고 답한 비율이 많았습니다.

인터뷰: 임성호 대표 / 종로학원 하늘교육
“학력격차, 학력 저하의 문제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조차도 지금 가늠할 수 없다는 거, 이 상태가 그대로 이어질 경우에는 사실은 원인에 대한 정확한 파악도 대책도 없게 그 다음 학년이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거고...”

이번 조사는 EBS 뉴스가 종로학원하늘교육에 의뢰해 10월 12일부터 사흘 간 진행했습니다.
EBS 뉴스, 서현아입니다.